'깨끗한 도시'의 명성은 옛말이 되었다.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관광객이 쥐에 물리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며 위생 문제에 적신호가 켜졌다.
 
사건은 지난 9일, 도쿄 신주쿠 거리를 걷던 한 두바이 출신 관광객에게 일어났다. 갑작스러운 통증에 비명을 지른 그는 피가 나는 자신의 발등과 그 옆을 유유히 지나가는 쥐를 발견했다. 그는 SNS에 "도쿄의 갱스터(쥐)가 내 하루를 망쳤다"는 글과 함께 상처 사진, 도심을 활보하는 쥐 영상을 올려 공분을 샀다.
 
도쿄가 '쥐들의 천국'이 된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활성화된 외식업이 꼽힌다. 급증한 음식물 쓰레기가 쥐의 개체 수를 폭발적으로 늘린 것이다. 실제 쥐 관련 민원은 불과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.
 
문제는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시민의 안전과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이다. 쥐는 신증후군출혈열, 렙토스피라증 등 치명적인 감염병의 매개체이며, 실제로 쥐 배설물로 인한 식중독 사례도 보고됐다.
 
경제적, 사회적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. 쥐가 전선을 갉아 정전과 화재를 일으키는가 하면, 유명 식당의 된장국에서 쥐 사체가, 배달 음식 봉투에서 살아있는 쥐가 발견되는 등 경악스러운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며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.
 
사태가 심각해지자 도쿄도는 약 1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대적인 박멸 작전에 나서는 한편, 모든 쓰레기를 뚜껑 있는 용기에 버리도록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.
 
한편, 이러한 '쥐떼의 습격'은 비단 도쿄만의 문제가 아니다. 서울 역시 최근 3년간 쥐 관련 민원이 2배 가까이 증가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. 전문가들은 쥐를 발견하면 직접 잡으려 하지 말고 즉시 지자체에 신고하고, 음식물 쓰레기 관리와 주변 환경 청결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.